지난 99년5월 북한의 냉면 전문점 '옥류관'이서울 역삼동에 처음
개업 할 때의 일이 너무도 생생하다.
밀려드는 인파로 10~20분이면 먹을 수 있는 냉면을 1~2시간 기다려야 하는 것은 예사이고, 그 전날 방문해서 다음날 먹을 수 있는 예약권까지 받아야 했으니 전국적인 화제가 될 수 밖에 없었다.
이렇듯 상상을 초월하리만큼 화제를 뿌리고 호황을 누리던 역삼동 옥류관 본점이 2년6개월이라는 너무도 짧은 기간에 폐업을 했다는 사실에 놀라움과 아쉬움이 교차된다. 체인점 간판을 달았던 타 지역의 '옥류관'이 문을 닫은 지는 벌써 오래전의 일이다.
그러나 '옥류관'의 폐업은 어쩌면 예견된 일인지 모른다. 옥류관이라는 유명세에 비해 외식업의 기본인 맛이나 서비스, 특히 경영관리에서 커다란 문제점을 안고 왔기 때문이다. 옥류관 뿐 아니라 대다수의 북한 음식점이 외식업에 대한 이해와 노하우의 부족으로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디.
북한음식점이 국내에 첫 선을 보인 것이 96년 대전의 '봉학관'이다. 봉학관은 지난 92년 러시아 하바로브스키 벌목장에서 요리사로 근무하다 귀순한 강봉학씨에 의해 만들어진 점포이다. 그후 97년부터 북한에 대한 사회적인 관심과 함께 북한음식점이 속속 개업을 했는데 북한에서 연예인으로 활동하다 귀순한 김용의 '모란각'을 비롯해 '전철우고향냉면', '통일의 집', '강화도령야콘냉면', '진달래각', '김만철함흥냉면', '서반호', '함경진순대', 등이 대표적인 업소이다.
북한음식점이 사회적인 붐을 이루며 속속 개업을 하기 시작할 때 필자는 본란을 통해 대다수의 북한음식점이 어렵게 귀순한 북한 동포들에 의해 운영되기에 번성업소로 자리매김 하기를 바라며 동시에 두가지 측면에서 큰 우려를 지적한 바 있다.
첫째가 외식업경영이 결코 쉬운 일이 아니기에 노하우를 축적해야 한다는 것과 둘째는 당시에 북한음식에 대한 열풍이 한때의 호기심과 실향민의 향수를 달래주는 장소로서 일시적인 현상일 수 있다는 것이었다.
북한음식점이 첫 선을 보이고 사회적 붐이 불기 시작한지 이제 5년, 옥류관을 비롯해 대다수의 북한음식점이 하나 둘 우리 곁에서 사라져 가고 있다.
역시 그때의 지적대로 외식업은 맛과 서비스, 분위기 그리고 경영에 대한 절대적인 노하우가 중요하지 시류에 편승한 호황은 결국 거품일 수 밖에 없다는 사실을 교훈으로 남기고 있다.

외식경제신문 2001/11/16 사설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