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맵다’는 매운맛이 남는 뜨거운 형태(Hot type-고추, 산초, 생강, 후추)와 매운맛을 느끼지만 뒤에 남지 않는 날카로운 형태(Sharp type-와사비, 겨자, 마늘, 여뀌)의 2가지로 구분된다.
이중 매운 맛 하면 뭐니뭐니 해도 고추가 최고다. 고추의 매운맛 성분인 캡사이신은 체지방 연소에 효과가 있어 최근들어 그 관심이 더욱 높아지고 있다.

고추의 전래

고추는 고초(苦草)에서 유래된 말로 일본에서는 도우가라시, 중국에서는 당초(唐椒), 번초(蕃椒)라 불리운다.

고추의 원산지는 남미의 멕시코 일대(볼리비아)로 알려져 있는데, 콜럼버스의 신대륙 발견 이후 콜럼버스가 스페인에 고추를 가지고 돌아가(1493년) 이를 전하였고 이것이 다시 15세기에 영국, 중부유럽에 전파되었다.

중국에는 17세기경에, 일본은 15세기경에 도입되었으며 1614년(광해군 6년 일본으로부터 처음 우리나라에 도입되었다고 전해진다.

당시 조선에 건너온 고추는 ‘남만초‘ 또는 ‘외개자’라 불리었는데 ‘이것을 소주에 타 먹으면 죽는다’란 기록(지봉유설)으로 보아 개량되지 않은 멕시코 특유의 매운 맛을 가진 종으로 보인다.

보온성 작물인 고추는 한국의 토양에서 꽃가루받이가 잘 되고 쉽게 자라 한반도 전역에 퍼져(특히 남부지방) 다른 나라 고추에 비해 색소가 2배 정도이며 단맛(매운 맛에 비해 1.2∼1.5배)이 강한 우리의 종으로 개량되어 지금은 그 종만도 약 80여종 이상이다.

고추중의 에너지 소비 촉진 물질

일본 교토대학 한 교수의 연구에 의하면 고추의 매운 맛 성분인 캡사이신을 넣은 사료를 먹은 쥐는 그렇지 않은 쥐에 비해 지방의 축적과 체중의 증가가 적었다 한다. 이것은 흡수된 캡사이신이 혈액을 통해 중추신경을 자극하고 교감신경을 통해 부신피질로부터 아드레날린과 노드아드레날린의 분비를 촉진하여 지방이 왕성하게 연소되기 때문이다. 캡사이신은 운동을 했을 때와 거의 같은 정도로 에너지 대사를 촉진한다. 고추를 먹으면 몸이 뜨거워서 땀이 나고 겨울에도 추위를 느끼지 않게 될 정도인데 이러한 에너지 소비 촉진 물질을 사용하면 비만을 예방할 수 있다.

한방에서 본 고추의 약리효과

한방에서 매운 맛을 갖는 식품은 몸의 양기를 북돋아 주고 혈액순환을 촉진하여 체내 어혈(瘀血)을 풀어주는 데 활용되고 있다.

우리 민족은 옛날부터 매운 맛을 좋아한다고 하여 일본은 우리 나라를 ‘신국(辛國)’이라 불렀고 이를 대표하는 식품원료가 바로 고추이다. 속을 따뜻하게 하고 위 기능을 튼튼히 해 식욕부진, 배가 더부룩할 때, 소화불량 등
에 식용했다.

고추는 생체활동을 조절할 수 있는 무기질, 비타민, 섬유소 등이 있어 균형잡힌 영양식에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다.

식품으로 본 고추의 영양

가지과에 속하는 신미성(辛味性) 향신료인 고추는 독특한 색과 맛을 지닌 식물로 우리나라에 도입된 후 김치, 고추장뿐만 아니라 조미용으로 광범위하게 이용되어 한국인의 식생활에 커다란 영향을 미치고 있다.

고추의 가치는 매운맛에 있다. 이러한 고추의 매운맛은 캡사이신에서 비롯되며 품종과 재배환경에 따라 0.2∼1.0%까지 들어있다. 사람이나 동물의 소화액 분비를 자극하고 황색포도상구균, 고초균에 대해 항균작용이 있으며 피부나 점막에 바르면 혈관이 확장되도록 하는 약리작용이 있다.

고추는 비타민 함량이 매우 높은 것이 특징으로 호흡기계통의 간염에 대해 신체 저항력을 높이고 면역력 증진에 관여하며 시력에 도움을 준다.

그 외 신경조절작용과 식욕증진에 필요한 비타민 B1, 당질 대사와 발육에 중요한 비타민 B2, 피부보호에 중요한 나이아신, 인터페론을 유발하고 호르몬 합성 및 해독기능 강화에 필수적인 비타민 C(귤의 2∼3배) 등이 함유되어 있다.

고추의 품질을 평가할 때 중요한 것은 색과 매운 맛, 단맛, 시원한 맛의 조화이다. 일본의 고추를 비롯하여 외국산 고추는 우리나라 고추에 비해 월등히 매운 맛 강도가 높으나 단맛과 시원한 풍미에 영향을 미치는 성분은 적어 식품원료로 우수한 기능을 갖는 것으로 평가된다. <자료 : 농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