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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저가 참치전문점 <참치명가>를 운영하는 덕수수산(주)이 가파른 상승세를 타면서 외식업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국내 첫 참치 전문 프랜차이즈 사업을 펼치던 덕수수산이 우동전문점 <스시동>을 제 2브랜드로 내세우며 또다른 돌풍을 예고하고 있고 올해부터는 수산 유통업에까지 영역을 넓혀 나가고 있기 때문이다.
이 회사의 지휘자 이진용 대표는 요즘 덩달아 프랜차이즈 분야에서 새로운 가능성을 보여주었다는 시각에서 예사롭지 않은 조명을 받고 있다.
그러나 그도 3년전까지만 해도 IMF의 칼바람속에 ‘落淚’의 진한 아픔을 가슴 한켠에 간직한 평범한 대기업 샐러리맨에 불과했다. N사, D사 등 대기업 식품사업부에만 16년간 근무하면서 성실히 직장생활하는 것을 천직으로 여겼던 그에게도 IMF라는 혹독한 시련은 결코 비켜가지 않았다. 참치업계의 선두기업으로 꼽는 D사 외식사업부 외식사업팀장을 맡고 있을 무렵 IMF는 다가왔고 그도 직장을 그만둘 처지에 몰렸다. 이 대표는 새로운 사업을 하기로 마음먹고 회사에서 운영하던 마지막 직영점을 비교적 적은 비용으로 인수하게 됐다. 인수한 점포 역시 자금부족으로 외식사업부에 남아있던 직원들과 공동출자해 장사가 제일 안되는 점포를 저비용으로 인수한 것이다.
IMF직후 당시에는 고가 메뉴인 참치 외식업소는 거의 모든 점포가 매출이 절반 이하로 줄어 문을 닫거나 겨우 버티는 지경이었다. 당시 참치메뉴는 횟감이 1/40 정도에 불과해 극소수의 접대손님, 식도락가들이 주로 애용했었고, 접해보지 못한 일반인들도 수두룩했다. 그는 이점에 착안, 가격대를 대폭 낮춰 참치외식시장의 저변을 확대하면 시장은 급성장할 수 있으리라 판단했다. 가격을 인하하기 위해 우선 인테리어 시설은 기능과 디자인을 우선적으로 고려해 대리석 대신 테코타일, 원목 대신 인조 무늬목, 칠 대신 도배 등 저단가로 맞추어 진행했다.
주방인력은 젊은층을 채용해 교육훈련을 강화했다. 메뉴가격은 종전 참치전문점의 50%대로 낮추고 참치재료는 등급을 조금씩 하향 조정했다. 1호점을 오픈하면서 회식용으로 ‘참치한마리’라는 메뉴를 새롭게 선보였다. 제품컨셉은 “참치한마리! 머리에서 꼬리까지 푸짐하게 드실 수 있습니다”였다.
가족손님을 위해 일식돈가스, 어린이 정식메뉴도 추가했다. 오픈결과는 대성공으로 회사 직영점일 때보다 6∼7배의 매출이 일어났다. 고객 대부분은 샐러리맨, 가족손님들이었다. 직영 1호점 성공에 힘입어 지금은 가맹점을 포함해 40호점 오픈을 맞고 있다.
덕수수산은 창업후 3년 5개월이 지난 지금은 제법 탄탄한 기반을 갖추고 외식업과 더불어 수산 유통업 분야로까지 사업을 확대시키고 있다. 가맹점 뿐만 아니라 일식집, 호텔, 할인매장 등 제 가격에 좋은 품질을 원하는 곳이면 어디든 발품을 아끼지 않고 있다.
이 대표가 외식업을 운영하면서 제일 강조하는 것은 ‘전략적인 점포 운영’이다. D그룹 외식사업팀장을 하면서 이사장은 넉넉한 자금을 바탕으로 점포선정, 광고, 이벤트, 교육훈련 등을 소신껏 한 경험이 ‘산지식’으로 젖줄역할을 하고 있다.
물론 매출목표, 이익목표, 예산집행계획도 포함돼 있었다. 특히 그는 ‘적자목표’라는 신생어까지 생산하며 업소들을 독려하는 것으로 이름이 나있다.
이 대표는 “전략없는 외식업소는 오래가지 못합니다. 점포내 음식, 서비스, 광고, 레이아웃, 유니폼, 간판, 분위기 등 어느 한곳도 전략이 없어서는 안됩니다. 왜 꼭 목표는 매달 이익이 나는 쪽으로만 잡아야 합니까? 장기 전략속에 일정기간은 적자목표도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시설투자는 많이 해놓고 고객이나 음식에 투자를 아끼는 것은 어리석은 일이라고 봅니다. 메뉴도 이익률(반대로 하면 원가율)을 달리가는 것이 옳다고 생각합니다.”
즉, 본사에 업소위치를 선정할 경우 나름대로 주변 인구조사, 유동인구, 소득수준, 연령층, 교통량, 선호도, 경쟁업소 등을 종합적으로 조사해 입점 여부를 결정하지만 이런 신중함에도 실패보는 경우가 많은게 현실이어서 전략부재는 곧 폐업과 연결될 수 있다는 게 그의 지론이다.
그가 강조하는 외식사업장에서의 전략은 40개 점포를 오픈해오면서 경험한 실전경험에 있다. 참치명가 가맹점들을 방문하고서 놀란 것은 점주들이 한결같이 체인본부를 한가족같이 편안한 동반자로 인식하고 있다는 점이다. 지난 99년 7월에 오픈한 강남점 김희정 사장은 “점포 위치를 선정하는데 무려 본사로부터 14번이나 퇴짜를 맞을 정도로 본사의 철저한 상권분석 기획력이 마음에 들었고 결국 예상했던 수입도 올리고 있어 흡족한 상태”라며 “본사와의 유기적인 만남과 협의는 반드시 필요하다는 것을 배웠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김사장의 얘기처럼 각 점포의 세심한 부분까지 가맹점주와 협의해 조정해 나간다고 한다. “개별점포 하나로는 경쟁이 치열한 외식업계에서 대응해 나가기가 쉽지 않고 점포 사장님의 주관적 입장에 치우치는 위험이 있어 객관적 시각, 고객 입장의 시각으로 내 점포를 들여다보도록 시시콜콜 간섭하고 있다”고 배경을 설명했다.
참치명가는 중저가 브랜드이지만 제대로 된 참치, 정통성 있는 요리를 고집하고 있다. 최근 소형참치 전문점들이 주요 상권마다 서너 개씩 오픈되고 있다. 4년전 조개구이집들이 난립해 1년간 반짝하다가 모두 사라졌던 상황과 비슷하게 우후죽순 생겨나 우려의 목소리도 높아가고 있다. 이로인해 소형 참치점 시장은 앞날을 전망하기가 쉽지 않다.
따라서 이 사장이 염려하듯 참치 메뉴 가격의 하향 표준화가 지속될 것인지, 어느 정도의 시간이 경과된 후 경쟁력이 없는 점포는 사라지고 정통성 있는 참치전문점을 위주로 시장이 재편될 것인지 아직 예단하기는 이르다.
덕수수산(주)의 참치명가는 조금 더딘 편이나 섬섬옥수 옷을 만들 듯 정성스럽게 점포를 하나, 둘 확장해 나가고 있다. 이러한 정성을 바탕으로 참치명가는 조만간 국내 참치 외식업계의 선두기업으로 성장할 것으로 기대된다. <월간식당 1월호>사진 : 이종석 기자,취재 : 이덕철 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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